Anna Lim (Restructure of Cl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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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업들은 무지하고 무력한 “나”라는 존재에서 시작된다. 나의 상상과 망상적 환타지를 이미지화 하는 과정과 그 이미지로 질문하는 일종의 자기 치유적 행위이다. 이번 작업에서 나는 전쟁을 상징하는 무기들을 등장 시켰다. 매일 매일 미디어를 통해 최첨단 무기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뉴스는 이들의 엄청난 진화와 발전을 격려하고 축하한다. 때론 무기의 성능으로 인한 서로서로의 아픔을 홍보하고 공유한다. 그리고 두려워하게 한다 아니 나는 두렵다. 전쟁이란 거대이슈 앞에서 개인의 두려움은 증폭되는 듯 하지만, 결국 나는 그저 무력하고 어느새 덤덤해 지기까지 한다.  몇몇이 모여서 뉴스의 연장선 소담을 나눌때면, 전쟁이 나면 뭐 어쪄겠어 그냥 있어야지…… 이렇게 웃기까지 한다. 웃음만이 개인이 대처할 수 있는 대범한 최후의 선택인 것처럼 말이다.

오늘도 인터넷 창 왼쪽 상단에 신무기가 멋지게 깜박이고, 나는 전쟁의 아픔과 애절한 사랑을 다룬 영화를 예매한다. 전쟁과 사랑이 인간의 본능이라면 이 둘 다 환타지로 지속되어 현실을 치유하기도 하지만 이내 파괴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든다. 대리만족과 대리충족을 주는 안전한 놀이로서의 전쟁영화나 전쟁게임과 실재의 전쟁 사이에 공통분모로 가지는 그 무엇은 어쩜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나 게임 등의 가상현실은 대중들에게 있어 자유로운 재조합과 감정이입이 가능한 공간으로 기능하면서 현실보다 더 영향력 있는 매체로 존재한다는 가정을 해본다. 나는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여 대중들이 전쟁을 그 실재와는 별개로 전쟁 영화나 게임에 나타나는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은 가 또는 영화와 게임처럼 유희하려 하는 건 아닌지…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전쟁무기를 한편의 영화와 CF 장면으로 재구성한 촬영방식을 통해 그 질문을 시각화한다. Restructure of Climax(절정의 재구성) 시리즈는 실제 군사용 전투기와 탱크에 촬영용 조명을 화려하게 비추는 모습 자체를 담았다. 이는 나의 작업을 통해 군사무기가 지닌 엄청난 파괴력과 잔인함을 희미하게 하고 스포트라이트로 인해 아름답게 빛나는 무대의 주인공처럼 보여지도록 하여 무엇을 봐야 할 지 혼돈스럽게 하는 것이다. 더 큰 인류애를 위해 또는 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또 다른 인류애를 버리며 눈물을 머금은 ‘사람 영웅’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저 커다란 탱크와 전투기 뒤에 숨어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나는 경이로움과 두려움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작업을 통해 구조 요청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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