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ungHwan Sohn

이름 : 손경환

현재 거주지 : 서울

태어난 곳 : 서울

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좋아하니까 시작했지요. 회상해 보자면 어머니의 영향이 큰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도 그림을 그리시거든요. 어린시절부터 어머니의 작업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온지라 자연스럽게 예술에 가까워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추구하는 작업 스타일 

저는 멀리있는 것을 그리려고 하는 화가입니다. 대체적인 그림의 소재들을 인간의 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들에서 찾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가 작품을 통해 얘기하고 싶은 ‘열망의 시선’, ‘바라보는 자의 태도’에 좀더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OR 전시는 무엇인가요

2011년 최황이라는 친구와 함께 프로젝트팀을 결성했습니다. 이름은 ‘머머링 프로젝트(Murmuring Project)’구요. 머머링 프로젝트는 한 개인이 하기 힘든 일들, 어떤 한계를 시각예술로 풀어보고자 만들어진 팀입니다.

첫번째 작업은 지구 성층권 30km에 헬륨풍선에 매달린 카메라를 띄워 지구를 촬영해보는 작업으로, 지구에 사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여타 국내외의 다른 팀들도 성공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뭐랄까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말할 수 없는 것이 있달까요. 해본 사람과 안해본 사람의 차이는 크달까요… 저희 팀은 이 실험을 예술적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여하튼 발사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비행체의 설계와 장비의 선정, 헬륨양의 계산 등등으로 약 2개월 정도 준비기간을 가졌고 2011년 10월에 충남 공주의 금강변에서 저희가 만든 비행체 Mark-1을 발사했습니다. 비행체는 약 2시간 정도 비행했구요. 계산상에는 29km정도까지 다녀왔습니다. 회수는 충남 연기군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발사후 Mark-1이 상공 2km를 넘으면서 gps추적이 끊어졌을 때의 초조함.(상용 gps가 추적할 수있는 고도는 2km가 한계입니다.) 그리고 Mark-1을 찾았을 때의 희열, 그리고 내 손과 눈을 통해 확인한 검은 우주, 아름다운 태양, 푸른 지구의 곡선이 주는 감동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2012년에 머머링 프로젝트는 이 경험을 토대로 대전문화재단에서 주최한 아티언스 레지던시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카이스트 항공우주 공학과 박사과정 이동규씨를 만나 Mark-2, 3를 함께 제작하고 발사했습니다.

Mark-1,2,3에서 얻은 영상들은 ‘일촉즉발의 순간들로 이루어진 삶은 전체적으로는 왜 지루할까’라는 작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은 풍선에 달린 촬영체의 여정을 인간의 인생여정, 희노애락에 비유하여 표현한 영상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동안 2차원 평면에서 시각적인 것에만 첨척해왔었던 것(2차원 평면은 어찌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분리된 이상의 공간이라고 할수 있지요. 만약 제가 중력을 없애고 싶다면 알고있는 만큼의 무중력을 그리면 되니까요.)에서 벗어나 동경해 왔던 우주에 대해서 실제적인 물리적 한계를 느끼고 경험해서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있습니다.

어떤 작가 OR 사물에서 영감을 받았나요 

사물에 영감을 받는다기 보다는 상황에 영감을 받는다고 하고싶군요. 예전에 정말 그리고 싶은 것이 없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전 작업실이 서쪽에 서향인지라 석양이 상당히 아름다웠는데요. 가끔 혼자 맥주를 들고 옥상에 올라가 지는 해를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날따라 석양을 등지고 유유히 날아가는 비행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아름답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것의 크기, 속도, 고도 등을 상상하게 되더군요. 그리고는 ‘라이트 형제의 하늘을 날고자 하는 꿈이 저렇게 발전했구나. 저것이 인간의 진정한 이상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때 처음 비행기를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작가라면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와 조르쥬 쇠라(Georges Seurat),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등등이 있겠습니다. 호크니의 시각, 환영에 대한 연구와 쇠라의 점묘법과 빛을 분석해 내려는 태도는 지속적으로 저에게 영향을 주고있습니다. 모네는 말할 것도 없이 감정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받는다고 하겠습니다(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분석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태도과 감정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동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업에 열정을 주는 존재는 무엇인가요 

대상이나 화면에 대한 호기심입니다. 사실 호기심이라는 것은 아주 유치한 것에서 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의문을 놓지않고 그 뿌리까지 알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답을 찾게 될것이라고 믿습니다.

작품을 바라본 사람들에게 당신의 작품이 어떻게 비춰지기를 바라나요

어렵군요. 사실 보는 사람마다 자신의 경험이나 가지고 있는 정보를 통해 보이는 만큼 또 보고싶은 만큼 보는 것이 그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의 기준에서 제 작품을 얘기하자면 ‘신기루’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리는 것들은 어떤 사건이나 상황이 아닌 아주 멀리있는 대상, 실제로 엄청난 크기를 가지고 있고 상상하기 힘든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도 너무 멀리있어 아주 작아보이고 천천히 움직이는 것같아 보이는 대상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아주 멀리서 편안하게 바라보고, 관찰하며 경이로워 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우리 눈에 비춰진 유령이지요. 예를들어 밤하늘에 엄청나게 밝게 빛나는 목성을 보고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빛이 너무나 궁금해서 천체망원경으로 관찰하거나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그냥 빛나는 천체가 아니라 줄무늬가 보이고 지구보다 큰 태풍이 휘몰아치는 놀랄만한 크기와 무게의 존재임을 알게됩니다. 하지만 이 목성은 지구로 부터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어 빛의 속도로도 약 32분이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빛은 1초에 약 300,000km를 갑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실제로 보는 목성은 32분전의 목성입니다. 좀더 정확한 이미지를 보고싶다면 NASA에서 제공하는 보이저호가 근접해서 찍은 이미지를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들은 과거에 찍힌 것들이고, 현장에서 인간의 맨눈으로 가까이에서 보고 경험한 것들은 아니지요. 모두 빛이 만들어낸 신기루(유령) 같은 것일 뿐입니다.

저는 여기에 이미지의 본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이 신기루와 같은 것에 이름을 붙이고, 수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것은 그 자체로 절대 채워질 수 없는 인간의 이상과 열망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은 이러한 인간의 이상을 부서질듯한 점들로 잡을 수 없을 것 같이 표현합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희미하고, 허망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이런 잡을 수 있을 듯 잡히지 않는 것이 없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살아갈 힘을 잃어버릴지도 모릅니다.

20대 시절을 한 문장으로 표현 한다면 

난잡했습니다.

작가님의 초기 작품 활동 중 RGB컬러를 선택하여 표현을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 디지탈 이미지, 가상현실 같은 것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니터를 보는 시간도 많아지고 여러가지 컨덴츠를 접할 기회도 많아 졌었습니다(덕분에 그 당시 유행하던 fps게임에도 빠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게임의 장면을 그리기까지도 했었지요.). 어느 날 가만히 모니터를 바라보던 중 모니터에서 보이는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1픽셀(pixel)이 하나의 색으로 우리 눈에 보이게 되기까지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해 졌습니다. 이런저런 리서치를 해보니 하나의 색픽셀은 빛의 삼원색, 즉 Red, Green, Blue로 이루어진 아주 작은 세 개의 빛나는 색점이 가산혼합되어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회화를 통해 이미지를 분석하고 해체해보고자 했던 저에게는 실로 즐거운 발견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회화로 옮기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회화는 물감을 섞는 작업으로 빛과 다르게 감산혼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색을 밝게 만들고 싶다면 흰색을 섞는 것이 기본이지요. 하지만 제가 보고있는 빛에 가장 가깝게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물감의 흰색을 쓰지 않고 빨강, 파랑, 녹색이 가산혼합되어 흰색이 보여져야 했습니다. 여러차례의 실패를 거쳐 가산혼합 점묘법이 처음으로 성공한 작품이 ‘RGB Wheel’과 ‘인식의 확대경’ 입니다.

아득한 속도의 신기루 시리즈에 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비행기에 대한 일화와 연결되겠군요. 아득한 속도의 신기루 시리즈는 2009년부터 2011년사이에 그려진 작품들로 인간의 몸으로 가보지 못할 어떤 곳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비행기로 대변되는 인간의 이상, 열망은 스펙트럼(spectrum)을 연상시키는 색점들로 화면 위에 뿌려져서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이미지로 나타납니다. 끝이 어딘줄 모를 창공을 유유히 나르는 비행기와 같이 시각 저 끝 너머에 있는 인간의 욕망은 점점 증폭되어 우리의 눈과 화면 사이의 어느 지점에 신기루처럼 나타나는 것입니다.

최근의 작품 활동에 영향을 미친 부분은 어떠한 것인가요 

‘그림’이라는 단어입니다. 이제 이미지에 대한 집착에서 조금 벗어나 저만의 화면을 만들고 싶어서요.

슬럼프가 있을 때에 어떻게 극복 하시나요 

음악을 정리합니다. 저는 보통 음악을 아이튠즈로 정리하는데요. 번잡할 때 청소하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음악들으면서 커버나 제목, 장르, 년도 등등을 정리하고 있으면 이런저런 생각도 정리되고 마음도 차분해집니다. 결국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것이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겠군요. 슬럼프는 피하지만 않으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의 관심사는 

2차원 평면에 대해서 깊이있게 파고 들어볼 생각입니다. 평면이 매력적인 이유는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차원과 시간, 중력에서 가장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계획중인 프로젝트는 

프로젝트라기 보다는 올해 10월 중에 개인전이 있어서 준비중입니다. 기대해주십시요.

작업 준비물 이외에 작업 할 때에 꼭 있어야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음악, 맥주, 담배입니다만 뒤에 두 가지는 바꿀 생각입니다.

살면서 가장 강력한 경험은 

저는 좀 무던한 사람이라 그런지 그다지 강력하게 생각나는 경험이 없군요.

예술가에 있어 꼭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끈기

아티스트로서 산다는 것은 자신에게 어떠한 의미인가

살고 싶은데로 산다는 의미겠지요.

자신이 정의하는 예술이란 

정말 어렵군요. 제가 생각하기에 예술은 ‘종교 다음으로 인간에게 희망을 줄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희망’이란 ‘다 잘될꺼야.’같은 막연한 것이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삶, 희노애락을 모두 받아들인 상태를 말합니다.

앞으로의 꿈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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