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erpoint (Suyeon 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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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세기 동안 인간은 그들의 삶에 이상적인 장소를 찾아 이동해왔다. 현대인들의 삶에서 이주가 잦은 원인에는, 자신의 생활양식과 기질에 맞는 이상적인 공간을 찾고자 하는 동기가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현대의 유목민적 삶의 방식은 유토피아에 대한 오래된 인간의 욕망에서 그리 멀지 않은 듯 하다. 나 역시 서울과 뉴욕, 두 도시 사이를 가로지르는 삶을 몇 년간 지속하면서 과거와 현재, 환상과 현실의 시공간이 통합된 이상향을 꿈꾸고 있다. 회화 속에서 이러한 이상향에 대한 생각들은 상징적인 동식물, 신화적 모티프와 도시의 건축적 형상의 결합을 통해 표현된다. 동아시아의 전통문화 속에서 생명과 행운의 상징으로 사랑 받아왔던 식물패턴과 상징적 동물형상들이, 재해석된 현대 뉴욕의 도시경관들과 함께 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들을 통해 두개의 서로 다른 문화 사이를 가로지르는 삶의 불확실성, 새로운 도시에서의 삶에 대한 성찰, 그리고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소외감 등 낯선 환경 속에서 살게 된 한 개인의 심리적 이야기들을 우화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려 하였다. 한 설치작품에서도 한복이나 버선 등 한국적인 소재를 자주 이용하였는데, 특히 최근 작인 「신기루 도시(the City of Fata Morgana)」 에서는 이상적인 도시를 찾고자 하는 지난한 여정의 과정을 수 백 켤레의 버선으로 시각화하였다. 이러한 전통적 소재들의 사용은 다인종 다문화 시대에 아시아인으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구성에 있어서는 특히 대칭이나 원형, 삼각 구도등 절대성을 띄는 기하학적 배치를 이용하는 데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는 두 세계 사이에서의 심리적 갈등과 이분법, 분절된 삶을 이상적이고 질서정연한 상태로 융합하고자 하는 욕망 등 공간의 이동에 의해 야기된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전시의 제목인 대위법(Counterpoint)은 독립성이 강한 둘 이상의 멜로디를 조화시켜 하나의 곡을 만들어내는 작곡기법을 의미한다. 마치 음악의 대위법처럼, 일상속에서 흔히 접하는 도시건축물의 이미지와 동아시아 문화 속의 미적 상징들 간의 혼합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통과 현대, 일상과 환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조화의 세계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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